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또 한 번 대담한 발언을 했다. 지난 주 실적 발표 후 주가가 7% 넘게 폭락한 가운데, 머스크는 자사의 AI 슈퍼컴퓨터 '도조(Dojo)'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반도체 산업의 거인 엔비디아와 정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도조로 엔비디아와 경쟁할 수 있는 길을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사실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너무 높고, 그들은 당연히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최고 가격으로 GPU를 판매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도조를 성공시켜야 합니다."
테슬라는 2019년 처음 도조를 언급한 이래 이 슈퍼컴퓨터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도조가 엔비디아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AI 투자를 통해 "성장 스토리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본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서 "머스크의 AI 기술 발전에 대한 비전이 실현 직전에 와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핀와이엑스 펀드의 로이 코소버 이사는 "도조의 현재 성능은 엔비디아에 비해 10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조가 신경망 기술의 미래에 더 적합할 수 있지만, 엔비디아 역시 놀라운 개발 능력을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의 과거 예측이 종종 빗나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도조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도 불확실하다. 2016년 그는 2년 내 완전 자율주행을 약속했고, 2019년에는 1년 안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규제 승인을 받을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이 약속들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테슬라가 엔비디아와 진정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머스크가 또 한 번 자동차 산업을 넘어 AI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는 대담한 도전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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