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는 혼다 CR-V가 하이브리드로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혼다코리아가 진행한 연비 경연대회에서 CR-V 하이브리드는 공인 연비(15.1km/ℓ)를 훌쩍 뛰어넘는 20.8km/ℓ를 기록했다. 실제 도로 주행 환경에서 나온 결과라 주목할 만하다.
CR-V 하이브리드의 심장부는 1,993cc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184마력을 뿜어내는 이 파워트레인은 혼다가 자랑하는 직·병렬 전환식 4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2WD 모델(5,180만 원)과 4WD 모델(5,480만 원)로 출시됐다.
시승 결과 도심 저속 주행에선 전기차 수준의 정숙성이, 고속도로에선 안정적인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0-100km/h 가속 8초의 성능도 동급 대비 준수한 수준이다.
실내는 동급 최상위권 수준의 여유로움을 자랑한다. 전장 4,705mm, 전폭 1,865mm의 차체는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이어진다. 뒷좌석은 이전 모델보다 15mm 늘어난 레그룸에 각도 조절까지 가능해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함을 더했다.
9인치 디스플레이 중심의 깔끔한 실내 디자인도 눈에 띈다. 무선 충전 패드, 스티어링 휠 열선 등 고급 사양도 기본으로 갖췄다. 안전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레인워치(LaneWatch)와 긴급 제동 시스템은 실용적인 안전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5천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와 경쟁 모델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에서 CR-V 하이브리드가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실제 연비와 주행 성능에서 보여준 가능성은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