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의 정숙성이라고 하면 대개 방음재를 두텁게 채우고 유리를 이중으로 넣는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렉서스가 선보인 2025년형 RX350h는 이런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다. '소음의 질'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프리미엄의 의미를 재해석했다.
RX350h의 핵심은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의 절묘한 조화다. 시스템 총 출력 249마력. 이 파워트레인의 매력은 숫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전기 모터가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토크와 가솔린 엔진의 정제된 힘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1인치 대형 휠을 적용하고도 실현한 비교할 수 없는 정숙성이다. 렉서스 특유의 방음 기술이 실내로 유입되는 노면 소음과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제어한다. 에어 서스펜션 없이도 방지턱 통과 시 충격을 최소화하는 기술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실내는 '럭셔리 라운지'를 연상케 한다. 14인치 터치스크린은 시인성과 조작성 모두를 만족시킨다. 공조와 오디오 시스템용 물리 버튼을 따로 배치한 점은 운전자를 배려한 디테일이다. 뒷좌석의 리클라이닝 각도는 장거리 여행에서도 피로감을 줄여준다.
연비는 이 차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공인 복합 연비 13.6km/L. 하지만 실제 주행에서는 15.6km/L 이상도 어렵지 않다. 경제 운전을 한다면 20km/L까지도 가능하다. 이는 동급 최고 수준이다.
가격은 프리미엄 트림 8675만원, 럭셔리 트림 9743만원부터다. 모든 트림에 전자식 도어 핸들 'e-Latch'와 E-Four 전자식 사륜구동,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기본으로 들어간다.
최근 수입 SUV 시장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제네시스의 GV 시리즈도 상승세다. 하지만 렉서스 RX350h는 이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과시적인 존재감이나 스포티한 주행성능 대신, 일상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정숙성과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럭셔리의 정의가 변하고 있다. '더 크고, 더 강력한' 것에서 '더 조용하고, 더 효율적인' 것으로. RX350h는 이런 시대적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는 모델이다. 소음 없는 편안함을 진정한 프리미엄이라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RX350h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