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2026년형 코롤라 크로스를 선보이며 흥미로운 전략을 내놓았다.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에 각각 다른 개성을 부여한 것이다. 얼핏 보면 소소해 보이는 변화지만, 그 속에는 소비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꿰뚫어 보는 토요타의 깊은 통찰이 숨어있다.
파워트레인에 따라 다른 얼굴을 가진 코롤라 크로스는 마치 두 명의 쌍둥이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듯하다. 가솔린 모델은 TRD 트럭의 DNA를 계승한 블랙 베젤과 계란 모양 메쉬 그릴로 강인한 매력을 풍긴다.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신 캠리와 같은 계보를 잇는 바디 컬러 격자무늬 그릴로 세련된 도시적 감성을 표현했다.
실내는 겉보기와 달리 실용적인 변화가 돋보인다. 지문 자국으로 고민하던 운전자들을 위해 피아노 블랙 트림을 과감히 매트 마감으로 교체했고, 무선 충전 패드 주변 공간도 넓혔다. 상위 트림에 새롭게 적용된 10.5인치 터치스크린은 디지털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한 선택이다.
파워트레인은 검증된 조합을 유지했다. 가솔린 모델의 169마력 4기통 엔진과 하이브리드의 196마력 시스템은 이미 많은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받아온 조합이다. 연비에서도 하이브리드가 복합 17.8km/L, 가솔린이 13.6km/L로 준수한 효율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구동방식 선택의 자유다. 하이브리드가 사륜구동에 집중한다면, 가솔린 모델은 전륜과 사륜구동 중 선택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색다른 개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준비도 잊지 않았다. XLE 트림의 다크 그레이 18인치 휠과 XSE 트림의 블랙 휠은 각각의 트림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에 새롭게 추가된 캐벌리 블루 컬러와 제트 블랙 루프의 투톤 조합은 젊은 감각의 도시 드라이버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예상 가격대는 가솔린 모델이 26,000달러(약 3,640만원)부터, 하이브리드가 30,000달러(약 4,200만원)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미국 출시를 앞둔 이 모델은 아쉽게도 현재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이번 2026년형 코롤라 크로스는 토요타가 추구하는 실용주의의 정수를 보여준다. 화려한 신기술이나 과감한 디자인 변화 대신,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에 집중했다. 특히 하이브리드와 가솔린 모델의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은 단순한 연비 효율의 차이를 넘어,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취향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형 SUV 시장에서 실용성과 개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2026 코롤라 크로스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