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그룹 스텔란티스가 투자한 중국 전기차 업체 립모터가 컴팩트 크로스오버 'B10'을 파격적인 가격에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 최저 9만 9,800위안(약 2,000만 원)부터 시작하는 이번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준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BYD의 아토3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립모터는 지난 3월 11일 B10의 사전 판매가를 10만 9,800위안으로 책정했으나, 정식 출시를 앞두고 1만 위안을 낮추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이는 주요 경쟁 모델인 BYD 아토3보다 최대 30% 가까이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B10은 가격만 저렴한 것이 아니라 기술적 완성도도 뛰어나다. 800V 고전압 시스템을 채택해 30%에서 80%까지 소용량 배터리 모델은 19분, 대용량 배터리 모델은 2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이는 BYD 아토3의 30분보다 월등히 빠른 수치다. 충전 시간이 전기차 구매의 주요 장벽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적 우위는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체 크기는 4,515×1,885×1,655mm, 휠베이스 2,735mm로 경쟁 모델보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최대 주행거리는 CLTC 기준 600km에 달해 주행거리 불안감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루프에 장착된 라이다 센서를 포함한 최첨단 센서 시스템으로, 2025년 말까지 도심 자율주행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실내는 14.6인치 대형 터치스크린과 8.8인치 계기판을 탑재해 프리미엄 감성을 높였다. 퀄컴 스냅드래곤 8155 칩을 적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AI 음성인식 모델을 통합했으며, 화웨이 하이카와 애플 카플레이도 지원해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동력 시스템은 단일 모터 후륜구동 방식으로, 출력에 따라 132kW(177마력)와 160kW(215마력) 두 가지로 구성됐다. 총 5개 트림으로 출시된 B10은 가격, 성능, 기술 모든 면에서 균형 잡힌 제품력을 갖추고 있다.
스텔란티스의 투자로 안정적인 자본력을 확보한 립모터의 이번 공격적 가격 정책은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공략해온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경쟁 구도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러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공세는 서구 전통 자동차 메이커들에게도 큰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