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가 지난 주말 공개한 '노이어 클라쎄' 기반의 i3 비전 차량은 단순한 미래 청사진이 아니다. 2025년 출시를 앞둔 차세대 전기차의 실체에 가깝다. 이번 공개를 통해 BMW는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Heart of Joy'로 명명된 통합 제어 시스템이다. 기존 전기차들이 '무조건적인 성능'에 집중했다면, BMW는 '감성'을 더했다. 밀리세컨드 단위로 작동하는 이 시스템은 기존 대비 10배 빠른 연산 속도를 자랑한다. 마치 인공지능이 탑재된 듯한 즉각적인 반응성이 인상적이다.
실제 시연 차량에서는 바퀴를 통해 차량의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가속 시에는 초록색, 에너지 회생 시에는 파란색, 제동 시에는 주황색으로 변한다. 마치 차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인다는 느낌이다.
성능도 놀랍다. 휠 기준 토크는 무려 17,990Nm(13,269lb-ft)에 달한다. GMC 허머 EV와 같은 방식으로 측정된 수치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경이로운 수준이다. 여기에 구동계, 제동, 충전, 에너지 회생, 조향 등 모든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25%의 효율 향상도 이뤄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비상상황을 제외하면 기계식 브레이크가 필요 없을 정도로 진화했다. 이는 전기차의 가장 큰 숙제인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BMW가 강조하는 '조화롭고 소음 없는' 주행이 과연 브랜드의 정체성인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기차의 숙명인 감성 부재를 이번 'Heart of Joy' 시스템이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올해 말부터는 노이어 클라쎄 기반의 첫 양산 모델인 iX3 생산이 시작된다. 이번 비전 차량을 통해 선보인 기술들이 실제 도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BMW가 그리는 전기차의 미래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