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기 SUV ’일렉시오(Elexio)’의 실내를 공개하며 자동차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물리적 버튼을 거의 완전히 제거하고 27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하나로 모든 기능을 통합한 점이다.
베이징현대가 중국 파트너 BAIC와 공동 개발한 렉시오는 센터 콘솔 좌측부터 조수석 앞까지 이어지는 27인치 4K 해상도 듀얼 스크린을 실내 중앙에 배치했다. 이는 기존 자동차 실내 디자인의 관념을 뒤집는 시도로 보인다. 운전석 정면에는 계기판 전용 소형 스크린이 별도로 설치됐다.
실내 디자인은 현대차의 글로벌 아이오닉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대시보드는 스티어링 휠에 통합된 조작 버튼들을 제외하고는 물리적 조작부를 찾아볼 수 없다. 변속 기능은 스티어링 휠 하단의 굵은 스토크가 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디자인 변화는 중국 소비자들의 디지털 친화적 성향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국은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소비자층이 두터운 시장이다. 현대차가 기존 아이오닉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선택한 것도 현지 시장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렉시오는 상하이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1회 충전으로 7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고 현대차 측은 밝혔다. 이는 현재 전기차 시장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관 디자인 역시 아이오닉 라인업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전면부는 그릴을 없앤 대신 스포티한 범퍼 흡입구를 적용했고, 수평 배치된 헤드라이트 하단에 풀 와이드 LED 바를 설치했다. 측면에서는 조각된 펜더와 어두운 마감의 D필러가 리어 스포일러와 시각적으로 연결되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퀄컴 SA8295 칩이 탑재되어 최신 연결 기능을 지원한다. 안전 기능으로는 레벨 2+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각종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렉시오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 플랫폼은 이미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다수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어 검증받은 기술이다. 현대차는 구체적인 기술 사양과 출시 일정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리적 버튼을 제거한 실내 디자인이 실제 사용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편의성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