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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소개

진흙길 달리는 전기차, 오펠이 그린 미래의 모습

구름을 달리다 2025. 5.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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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조용하고 깔끔하며, 도심의 포장도로를 우아하게 미끄러지듯 달리는 모습 말이다. 하지만 독일 오펠이 최근 공개한 컨셉트카 '프론테라 그래블(Frontera GRAVEL)'을 보면 이런 고정관념이 흔들린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오펠은 지난달 출시한 소형 전기 SUV '프론테라'를 기반으로 오프로드 특화 컨셉트카를 선보였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전기차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무광택 검은색으로 칠해진 루프와 보닛, 사막의 돌을 연상시키는 '데저트 스톤' 바디 컬러가 첫인상부터 강렬하다. 미러와 범퍼 곳곳에 배치된 선명한 오렌지색 포인트는 이 차가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다. 7×16인치 보르벳 오프로드 전용 휠을 기본으로, 차체 전면에는 윈치를 달고 추가 LED 헤드라이트로 야간 시야를 확보했다. 루프에는 툴레 박스를 얹어 짐 적재 공간을 늘렸고, 측면에는 도구함까지 설치했다. 마치 사파리 랠리에 출전할 차량을 보는듯하다. 하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전기차다. 최고출력 113마력의 전기모터와 44kWh 배터리를 조합해 한 번 충전으로 305km를 달릴 수 있다. 100km 주행에 필요한 전력은 18.2~18.5kWh 수준으로, 효율성 역시 준수하다. 이는 험로를 달리면서도 환경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하겠다는 오펠의 의지로 읽힌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개발 과정에서는 튜닝 전문업체 블랙피시와 XS가 힘을 보탰다. 특히 XS는 오는 30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자동차 축제 'XS 카나이트 뵈르터제'에서 이 차를 일반인들에게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실내 역시 외관만큼이나 개성이 뚜렷하다. 마이크로파이버 소재 시트에 오렌지색 스티칭을 더해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검은색 헤드라이너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일했다. 기능성과 디자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물론 현재로서는 컨셉트카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숙해지고 있는 지금, 단순한 친환경성을 넘어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부분의 전기차가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출시되는 상황에서, 프론테라 그래블 같은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가격 경쟁력도 기대해볼 만하다. 기본형 프론테라가 유럽에서 2만8,000유로(약 4,300만원) 선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래블 버전이 양산된다 하더라도 랜드로버 디펜더 같은 프리미엄 오프로더보다는 훨씬 접근하기 쉬운 가격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프론테라 그래블
프론테라 그래블

전기차가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이제는 '어떤' 전기차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었다. 프론테라 그래블은 그 선택의 폭을 한층 넓혀주는 제안으로 보인다. 포장도로뿐 아니라 비포장도로까지, 전기차의 영역 확장을 꿈꾸는 오펠의 야심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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